미국은 비자를 추첨으로 주는 나라이다. 미국으로 취업하기 위해 들어가는 사람의 수는 많지만 미국은 외국에서 유입되는 인구를 이 비자 추첨제를 통해 제한하고 있다. 단, 비자 추첨제는 일반 기업에 해당되는 말이다. 대학의 교수 또는 연구직(박사후연구원)으로 가는 사람은 이 추첨제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연중 어느 때나 지원할 수 있다.

비자의 종류나 비자 취득 방법 등은 다양한 사이트에 소개되어 있으니 본 블로그에서는 '일정' 위주로 논하고자 한다. 이 '일정'을 아는 것이 미국으로의 취업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대학으로의 지원

미국 대학, 대학 연구소, 국가 연구소 등과 같은 곳에 가기 위한 준비는 언제든 가능하다. Academic position으로의 비자 발급은 상시 이루어진다. 자리는 연중 어느 때나 날 수 있고, 언제든 지원하면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이 된다. 기관마디 기간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작은 대학 연구소의 경우 지원자를 공채가 아닌 개인적으로 찾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빠르면 1달 안에 모든 것이 결정이 나고 바로 비자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

  • 처음 약 1개월: 지원 서류 모집
  • 2~3개월: 지원자 review
  • 3~4개월: interview / 최종 합격자 선정
  • 4~6개월: 비자 준비
교수 지원과 같이 수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자리인 경우는 총 8개월~10개월정도 소요될 수 있다. 교수직이라면 자리가 나는 기간이 대충 정해져 있다. 보통 내년도 가을(8 또는 9월) 시작하는 자리는 보통 올해년도 9~11월 사이에 공고가 난다. 12월이나 내년도 1~2월까지도 자리가 계속 나기도 한다. 지원자 접수는 보통 1~2개월 정도 받는다. 즉, 9월에 공고가 나면 10~11월까지 지원자를 모집받는다. 그리고 나서 지원서류를 review하여 interview를 볼 사람을 정하는데, 이는 빠르면 1~2개월도 걸리지만 3~4개월까지 걸리기도 한다. Interview는 보통 2차례로 구분되어 진행된다. 먼저, 전화 또는 화상으로 15~30분 정도 interview를 하고, 여기에서 통과를 하면 2차 on-site interview에 초청받는다. 1차 interview는 1~2개월, 2차 interview에 1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11월까지 지원자를 모집 받았다면, 12~1월은 지원서류 review, 1~2월 전화 interview, 2~3월 2차 interview, 4월 정도에 최종 합격자를 선정할 것이다. 그러면 최종 합격된 사람은 5~7월 중에 비자를 준비하고 8월 경에 미국에 들어가면 된다. 이런 일정은 학과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에 여러 군데서 합격 통보를 동시에 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여러 군데서 같은 기간 내에 offer를 받게 된다면 한 군데를 선택하기 쉽지만, 어떤 곳에서 interview를 하는 중에 다른 곳에서 먼저 offer를 받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offer에 대한 결정을 조금 연기하면서 다른 대학교에 contact하여 offer가 있으니 interview를 서둘러 보고 결과를 빨리 알 수 있겠냐고 요구할 수도 있다. Offer가 하나라도 있으면 내 말에 힘이 생긴다. 미국 대학의 교수 충원 기간은 대략 아래와 같이 overlap되게 정리할 수 있다. 대학별로 편차가 있지만 대략 이 기간 내에 이뤄진다. (참고로, 유럽 대학은 지원자 모집 기간 및 일정이 미국과는 좀 상이한데, 다른 posting에서 다루기로 한다.)
  • 9월 ~ 11월: 지원자 모집 공고 (내년도 2월까지도 간간히 자리가 남)
  • 10월 ~ 12월: 지원 서류 모집
  • 10월 ~ 2월: 지원 서류 review
  • 11월 ~ 4월: 1차 phone interview
  • 1월 ~ 5월: 2차 on-site interview
  • 4월 ~ 6월: 최종 합격자 선정
  • 5월 ~ 8월: 비자 준비
  • 8월 ~ 9월: position 시작


일반 회사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해당)

미국은 아무리 세계적인 대기업(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이라도 비자 추첨을 통해서만 해외의 인력을 미국에 들여올 수 있다. 비자 추첨에 신청할 수 있는 날짜는 정해져 있는데 4월 초이다. 추첨에 붙으면 비자를 신청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걸쳐서 실제 미국에서 일하게 되는 시점은 9월이나 10월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 회사가 언제 인력을 뽑는지를 보면 외국인을 고려하는지 고려하지 않는지를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회사가 해외 인력을 고려한다면 전년도 10월~12월 정도에 공고를 내고, 2월 정도까지 모든 interview 프로세스를 끝낸 후, 2~3월에 offer를 준 후, 비자 추첨에 신청할 서류 준비를 도와주고, 4월에 내 대신 신청을 해준다. 그리고 나서 추첨이 되었는지 발표를 기다린다. 추첨에 통과를 했다면 5~8월 중에 비자를 신청하고, 9~11월에 시작하는 일정이다. 전체적으로 대략 10~12개월 정도 소요되는 일정이다. 이처럼 비자 추첨제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만약 미국에서 4~7월 정도에 사람을 뽑고자 한다면 그것은 미국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work permit이 있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봐야 된다. 이 기간에는 지원서를 내 봤자 나를 크게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대기업이라면 예외도 있다. 대기업은 인력 pool을 가지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일단 이 기간에도 해외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 interview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뽑고자 하는 자리를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는 work permit이 없어서 안되겠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에 자리가 나면 알려주겠다라고 말할 것이다. 이렇게 interview를 봐서 평가를 받은 다음에 그 회사의 list에 들어가 있는 것도 나쁘진 않다. 물론 이것이 내 취업 가능성을 100%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미국 일반 회사의 일정은 대략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박사학위가 있다면, 대학 교수 지원과 일정이 비슷하므로 함께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 10월 ~ 12월: 지원자 모집 공고
  • 11월 ~ 2월: interview (회사에 따라 interview 횟수나 일정에 차이가 큼)
  • 2~3월: offer를 받았다면 비자 추첨에 신청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 준비 (회사에서 변호사를 붙여줌)
  • 4월: 비자 추첨
  • 4월 중/말: 비자 추첨 결과 통보
  • 5월 ~ 10월: 비자 신청 및 기다림 / 이 시점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둠
  • 9월 ~ 11월: 업무 시작
그런데, 이 일정에서 4월에 비자 추첨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야 한다. 만약 비자 추첨에서 떨어진다면 회사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1) 1년 후에 다시 비자 추첨 기회에 도전해볼 수 있도록 한다. 그 기간 중에는 비자 발급이 용이한 아시아권 또는 유럽권 지사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조율해줄 수 있다. 그러면서 미국에 있는 팀과 원격으로 일을 하면 된다. 그러나, (2) 흔하지 않지만 모든 프로세스를 취소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따라서 미국으로의 지원은 offer를 받았다고 다 끝난 게 아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지원자 본인도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Offer를 받았다고 곧바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면 안 된다. 알리지 않고 비자 추첨에 합격하고 또 취업 비자를 성공적으로 받을 때까지 기다린 후에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