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트 인근에 있는 B&B La clé du Sud에 묵었다. 본관에는 방들이 있고, 식구가 많을 경우 Queen 1개, single 2개가 있는 별관을 얻을 수 있다. 별관에서는 조리도 가능하다. 조식 포함이다. 블로거는 매우 만족.
네덜란드나 벨기에는 땅덩이가 작기 때문에 차로 1시간 이내에 여러 지역을 가볼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 여행을 한다면 도심에 숙소를 얻기보다 도시 외곽 저렴한 곳에 숙소를 마련하여 며칠 머물면서 하루에 1~2개 도시씩 들르며 구경하는 것이 추천된다.
[1일차] Baarle-Nassau/Baarle-Hertog
네덜란드 남부의 작은 마을인데, 이 마을은 네덜란드령과 벨기에령이 섞여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령의 마을 이름은 Baarle-Nassau이고, 이 중에 벨기에령의 마을 이름은 Baarle-Hertog이다.
이 마을은 고속도로에서 약간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국도를 통해서 도착할 수 있는데, 오가는 시골길의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그리고 마을 곳곳에 네덜란드령과 벨기에령을 구분짓는 표시들이 바닥에 있어 이를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다.
마을 규모에 비해 주유소가 꽤 많은 편인데, 대부분 벨기에령 Baarle-Hertog에 주유소가 있다. 벨기에 주유비가 네덜란드에 비해 월등히 싸기 때문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 마을에 기름을 넣으러 많이들 찾는 것이 아닐까.
지도에서 붉은 부위는 네덜란드령인 Baarle-Nassau이고 중간중간 구멍난 것처럼 색이 채워지지 않은 부위는 벨기에령인 Baarle-Hertog이다.
[1일차] 엔트워프(Antwerp)
Dutch명은 안트베르펜(Antwerpen).
네덜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기에의 관문 도시 중 하나로, 대규모 무역항이 있는 산업도시이기도 하지만 도심의 웅장한 건축물들은 플랜더스의 황금시대를 자랑하고 있다. 앤트워프, 겐트, 브뤼셀이 있는 벨기에 북부 지방을 플랜더스(Flenders), 프랑스어로는 플랑드르(Flandre)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화, 플랜더스의 개는 바로 앤트워프가 그 무대이다. 네덜란드와 인접하였기 때문에 네덜란드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네덜란드와 많이 닮았다.
벨기에는 초콜릿으로 유명한데, 앤트워프의 작은 거리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작은 초콜릿 상점이 모여 있다.
앤트워프의 기차역에는 기차가 1층, 2층, 3층, 4층 식으로 들어선다. 앤트워프역은 신비하다 못해 아름답고 경이롭게까지 느껴졌다. 기차역 바로 옆에는 동물원이 있다. 기차역 출구로 나오면 바로 오른편에 동물원 입구가 보인다.
[1일차] 겐트(Ghent)
Dutch명은 헨트(Gent)이고 French명은 강(Gand). 유럽 국가나 도시들은 영어식 이름뿐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불리우는 이름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이를 아는 것도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벨기에는 고유 언어가 없고 북부는 주로 Dutch, 남부는 French를 사용하므로 두 가지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겐트는 벨기에 여행에서 가장 가볼만한 도시 중 하나로, 운하 주변의 도시 경관이 매우 수려하며, 중세 북유럽 가장 크고 부유했던 도시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겐트에서는 아무 곳에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대충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해도 작품이다.
[2일차] 브뤼셀(Brussels)
Dutch명은 Brussel, French명은 Bruxelles.
브뤼셀은 벨기에의 수도이며 매우매우 웅장하다. 유명한 건축물, 미술관, 박물관, 관광 포인트가 매우 많아 제대로 구경하려면 하루이틀로 모자란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북부에는 1958년에 열린 엑스포 행사장이 있다. 여기에는 당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공상 속의 건물이 세워졌는데, 바로 Atomium이다. Atomium의 옆에는 mini Europe이라고 해서 유럽 각지의 크고 작은 건축물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둔 곳이 있는데, 디테일로 따지면 네덜란드 Den Haag (The Hague)에 있는 modurodam이 낫다.
도심은 평지가 아니라 언덕 비탈길이다. 언덕 위쪽에는 왕궁과 미술관이 있고 아래쪽에는 광장과 시가지가 있는데, 언덕 위쪽에서 잠시 눈을 감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세의 모습을 overlap해보면 여간 웅장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소박한 나라 네덜란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이다. 하지만 네덜란드에 비해 깨끗하지 않고 질서가 없고 안전하지 못한 느낌은 있다.
도심에는 곳곳에서 와플을 판매하는데, 가급적 유명하다고 하는 곳에서 먹는 것이 훨씬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초콜릿 가게도 상당히 많다.
연중 항시 열린다는 Place du jeu de balle 벼룩시장은 3D 애니메이션 티틴 유니콘호의 비밀에 나오는 초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3일차] 독일 아헨(Aachen)
Dutch명으로는 아켄(Aken).
겐트 근처에 숙소를 얻었기 때문에 마지막 날은 가까운 프랑스 도시 릴리(Lille)를 가 볼까, 벨기에 바닷가 도시 브뤼헤(Bruges/Brugge)를 갈까 하다가 독일 아헨을 가기로 즉석 결정하였다. 벨기에에서 아헨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여유로웠는데 네덜란드처럼 완전 평지는 아니고 약간의 구릉이 있었다. 네덜란드는 라인강 하류의 완만한 평지이고, 이로부터 벨기에 독일쪽 내륙으로 들어가면서 점차 구릉지가 발달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아헨보다 더 내륙쪽으로 내려가다보면 포도주 산업이 발달한 멋진 구릉지대인 모젤강(moselle) 지역이 나온다.
아헨은 중세 유럽의 시작과 함께 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카를(샤를마뉴) 대제가 통치했던 프랑크 왕국의 수도이다. 바로 근처에 쾰른(Cologne/Köln)이나 뒤셀도르프(Düsseldorf) 등 서부 독일의 큰 도시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독일의 도시들 치고는 아주 유명한 관광도시는 아니지만 유럽 역사에서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네덜란드, 벨기에와 국경이 맞닿아 있으며, 카를 대제가 묻혀 있는 아헨 대성당으로도 유명하고, 유럽 top 5 공대(IDEA League) 중 하나인 아헨공대로도 유명하다.
독일로 들어오니 네덜란드와도 벨기에와도 분위기가 달랐다. 황금시대의 도시들에 비해 웅장함은 덜하지만 독일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인접한 나라들, 도시들이지만 서로 특색이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었던 점도 이번 여행의 재미라면 재미였다.